『햄릿』 – "죽느냐, 사느냐", 그 흔들림 속에서 나는 누구인가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이야기하며 이 문장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너무 유명해서 진부해졌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이 문장은 인간의 본질적인 질문을 품고 있다. 삶과 죽음 사이, 행동과 망설임 사이, 선과 악 사이. 햄릿은 그 중간 어딘가에서 끊임없이 흔들리고, 의심하고, 고뇌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를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끝내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왜일까? 나는 이 질문에 오래 머물렀고, 그 결과 『햄릿』이라는 작품이 단지 고전 비극이 아닌, 인간 실존에 대한 가장 날카로운 문학적 탐구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햄릿 "죽느냐, 사느냐", 그 흔들림 속에서 나는 누구인가『햄릿』은 표면적으로는 복수극이다. 덴마크의 왕..
2025. 4. 10.
『모비딕』 – 고래를 쫓는 인간, 혹은 인간을 쫓는 고래
처음 『모비딕』을 읽기 시작했을 때, 나는 하나의 거대한 ‘모험소설’을 기대했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사내들의 항해, 흰 고래를 둘러싼 치열한 추격전, 풍랑과 폭풍, 선박의 비명과 선원들의 거친 숨소리. 그러나 몇 장을 넘기자마자 나는 금세 깨달았다. 이 책은 단순한 고래잡이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끝내 설명하지 못하는 세계, 우리 내면의 어둠, 집착과 운명, 신과 허무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존재의 수수께끼를 좇는 정신의 항해였다.『모비딕』은 읽을수록 바다가 아닌, 인간의 내면으로 깊이 잠수하는 책이다. 그리고 그 중심엔 '에이허브 선장'이라는 폭풍 같은 인물이 있다. 그는 모비딕이라는 흰 고래를 쫓지만, 사실은 그 고래 너머에 있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모비딕』 – ..
2025. 4.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