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추천66 『프랑켄슈타인』, 인간이라는 괴물을 마주하다 내가 『프랑켄슈타인』을 처음 읽은 건 꽤 오래전이었다. 당시에는 그저 유명한 고전 하나를 읽었다는 만족감만 있었을 뿐, 그 속에서 메리 셸리가 말하고자 했던 진짜 이야기를 온전히 받아들이진 못했다. 시간이 흐르고, 삶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수록 이 작품은 내게 다른 얼굴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단순히 과학의 오만이나 창조와 책임의 문제를 다룬 소설이라기보다는, 인간 존재 자체를 심문하는 문학이었다.『프랑켄슈타인』, 인간이라는 괴물을 마주하다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신이 되고자 했다. 죽은 자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지식을 얻게 된 그는, 두려움보다는 영광에 눈이 멀어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생명이 탄생한 그 순간 그는 도망친다. 그 피조물은 아직 말도 못 하고, 감정도 모른 채로 막 태어났을 뿐인데, 그 모습이 .. 2025. 4. 8. 『인간 실격』을 읽고 – 허무의 끝에서 인간다움을 다시 묻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을 처음 마주했을 때, 나는 솔직히 약간의 두려움을 느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울해진다’, ‘사람을 무너뜨리는 책’이라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끌렸던 이유는 어쩌면 내 안에도 ‘인간으로서의 실격감’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에게나 한 번쯤 ‘나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지?’라는 깊고 어두운 질문이 드는 때가 있다. 『인간 실격』은 바로 그 물음에 대답하지 않으면서도, 함께 웅크리고 있어주는 책이다.『인간 실격』을 읽고 – 허무의 끝에서 인간다움을 다시 묻다주인공 요조는 웃긴 사람이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는 사람들을 웃기며 살아간다. 그러나 그 웃음은 진짜가 아니다. 그것은 두려움에서 비롯된 방어기제다. 그는 사람들 앞.. 2025. 4. 8. 에르빈 슈뢰딩거 『슈뢰딩거의 자연철학 강의』를 읽고 – 과학과 철학의 경계에서 길을 잃다, 혹은 찾다 에르빈 슈뢰딩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이름을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역설적인 사고 실험으로 기억할 것이다. 그 유명한 상자 속 고양이, 생사 불명확의 상태로 존재하는 그 고양이. 하지만 『슈뢰딩거의 자연철학 강의』는 그러한 실험적이고 기묘한 물리학 개념을 넘어, 우리가 과학을 대하는 태도와 세상을 바라보는 인식론적 시선을 깊게 뒤흔들어 놓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내가 ‘지식’이라 믿어왔던 것들의 토대가 실은 얼마나 모래 위에 세워졌는지 절감하게 되었다.에르빈 슈뢰딩거 『슈뢰딩거의 자연철학 강의』를 읽고 – 과학과 철학의 경계에서 길을 잃다, 혹은 찾다이 책의 가장 놀라운 점은, 분명 ‘과학 강의’라 이름 붙여진 책이면서도 정작 과학적인 공식이나 수식보다 ‘사고’와 ‘해석’이 중심이 된다는 .. 2025. 4. 8. 『1984』 – 감시와 통제의 그늘에서 자유를 꿈꾸다 조지 오웰의 『1984』를 처음 읽었을 때, 내 안에는 어떤 묘한 불편함이 피어올랐다. 마치 책장이 아닌 현실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느낌. 나는 소설 속의 디스토피아를 ‘그저 상상의 산물’로 치부할 수 없었다. 그것은 현실의 왜곡된 거울 같았고,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일상 속 장면들에서 『1984』의 기시감을 느꼈다.책은 오세아니아라는 가상의 전체주의 국가에서 시작된다. ‘빅 브라더’라는 절대 권력이 존재하며, 사람들은 항상 감시당하고 있다. 자유는 철저히 박탈당하고, 언어조차 통제된다. 심지어 사상의 자유마저 ‘사상범죄’라는 이름으로 범죄화된다. 읽는 내내 문득문득 느꼈다. “이건 정말, 픽션일까?”『1984』 – 감시와 통제의 그늘에서 자유를 꿈꾸다『1984』를 읽으며 가장 소름 끼치는 지점은 바로.. 2025. 4. 8. 『어린 왕자』, 다시 읽을 때마다 달라지는 별 하나의 이야기 어린 시절, 『어린 왕자』는 이상한 책이었다. 어른들이 좋아한다고 했지만, 어린 나에게는 낙타를 삼킨 보아뱀 이야기나 장미꽃과 여우, 숫자에 집착하는 어른들이 그저 환상처럼 느껴졌고, 정확히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어린 왕자를 ‘이해할 수 없는 동화’로 분류한 채 책장에서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삶이 복잡해질수록 이 얇은 책은 내게 무언가를 말해오는 듯한 기묘한 힘을 가졌다. 『어린 왕자』는 단순한 동화가 아니다. 그것은 삶에 대한 통찰이자, 사랑에 대한 질문이며, 존재에 대한 철학이다.『어린 왕자』, 다시 읽을 때마다 달라지는 별 하나의 이야기이 문장은 너무 유명해서 이제는 피상적으로 소비되는 말이 되어버렸지만, 나는 여전히 이 말이 주는 울림에 경외심을 느낀다. .. 2025. 4. 7. 『최재천의 희망 수업』을 읽고 – 공존을 배우는 진짜 수업 세상이 점점 불안해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팬데믹 이후 일상은 무너지다시피 했고, 기후 위기는 눈앞의 문제가 되었으며, 사회 곳곳엔 혐오와 분열이 자라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사람들은 "희망"을 말한다. 하지만 나는, 솔직히 희망이라는 말을 그리 신뢰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무책임한 낙관으로 느껴질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재천 작가의 『희망 수업』은 달랐다. 그가 말하는 희망은 따뜻하지만 현실적이었고, 희망을 감정이 아니라 '태도'로서 바라보게 만들었다. 이 책은 나에게 있어 희망에 관한 새로운 정의이자, 일종의 전환점이었다.『최재천의 희망 수업』을 읽고 – 공존을 배우는 진짜 수업책의 시작부터 최재천 작가는 말한다. 희망은 감상적인 것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전략’이라고. 그 말이 인상 깊었다.. 2025. 4. 7. 이전 1 ··· 4 5 6 7 8 9 10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