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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희망 수업』을 읽고 – 공존을 배우는 진짜 수업

by rya-rya-day 2025. 4. 7.

최재천의 희망 수업 책 관련 사진
최재천의 희망 수업 책 사진

세상이 점점 불안해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팬데믹 이후 일상은 무너지다시피 했고, 기후 위기는 눈앞의 문제가 되었으며, 사회 곳곳엔 혐오와 분열이 자라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사람들은 "희망"을 말한다. 하지만 나는, 솔직히 희망이라는 말을 그리 신뢰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무책임한 낙관으로 느껴질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재천 작가의 『희망 수업』은 달랐다. 그가 말하는 희망은 따뜻하지만 현실적이었고, 희망을 감정이 아니라 '태도'로서 바라보게 만들었다. 이 책은 나에게 있어 희망에 관한 새로운 정의이자, 일종의 전환점이었다.

『최재천의 희망 수업』을 읽고 – 공존을 배우는 진짜 수업

책의 시작부터 최재천 작가는 말한다. 희망은 감상적인 것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전략’이라고. 그 말이 인상 깊었다.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어떤 추상적이거나 긍정적인 감정으로만 받아들이지만, 그에게 있어 희망은 의지이자 방향성이다. 그는 팬데믹과 같은 전 지구적 위기 속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로서 희망을 말한다. “과학은 절망을 말하지만, 인간은 희망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하는 그의 언어에는 무게가 있었다.

희망은 무조건 괜찮을 거라는 환상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지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이 책이 굉장히 실천적이라고 느꼈다. 그는 말만 하지 않는다. 자연을 관찰하고, 곤충을 연구하며, 생태계 속에서 배운 ‘공존’의 원리를 우리 사회와 연결시킨다. 그래서 이 책은 철학서이자 과학책이며, 동시에 인문학 수업이기도 하다.

자연이 가르쳐 준 희망의 언어

최재천 작가는 곤충학자다. 그는 우리가 흔히 하찮게 여기는 곤충들 속에서 놀라운 생태의 질서를 읽어낸다. 개미의 사회성, 나비의 생존 전략, 거미줄의 설계 원리 등, 작고 조용한 생명체 안에 깃든 지혜를 통해 그는 인간 사회를 바라본다. 그리고 이 자연이야말로 희망의 가장 확실한 증거라고 말한다.

가장 감동적인 대목은 이 부분이었다. “자연은 늘 재생하고, 스스로를 복원해왔다. 인간만이 그것을 방해할 뿐이다.” 인간이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잊었기에 위기를 맞고 있지만, 자연은 아직도 우리에게 공존을 배울 기회를 주고 있다는 메시지. 그것이 이 책의 핵심이었다. 나는 이 부분에서 전율을 느꼈다. 생태를 단순히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배워야 할 '스승'으로 대하는 그의 시선이 너무 인상 깊었다.

나와 사회, 그리고 세계를 다시 바라보게 한 책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과연 얼마나 이 세상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었을까? 환경에 대해 고민해본 적은 있는가? 플라스틱을 줄이고, 일회용품을 지양하며, 생명체와의 공존을 실천하고 있었는가? 부끄럽지만 그렇지 않았다. 나 하나쯤이야, 라는 생각으로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런데 최재천 교수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나 하나쯤”이라는 말이 가장 무책임한 변명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는 개인이 바뀌면, 사회도 바뀐다고 말한다. 작은 변화의 씨앗이 모여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나는 이 책을 읽은 후부터 작은 실천을 시작했다. 장바구니를 항상 들고 다니고, 불필요한 포장을 거절하고, 걷는 시간을 늘리고, 쓰레기 배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작지만 분명히 내가 바뀌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곧 내 주변으로 퍼진다. 가족들과도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친구들에게도 이 책을 추천했다. 어쩌면 그것이 이 책이 우리에게 전하려는 진짜 ‘희망 수업’이 아닐까 싶다.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작은 실천이 이어지는 사회.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공동체의 온기.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

『최재천의 희망 수업』은 단순한 교양서가 아니다. 이 책은 지금 우리가 어떤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묻는 성찰의 책이며,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제안하는 실천의 책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희망’을 새롭게 정의해준다. 감정도 아니고, 낙관도 아니고, 맹목적인 믿음도 아닌,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이라는 점.

이 책을 덮은 후 나는 확신하게 되었다. 희망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가 삶의 현장에서 선택하는 태도가 희망이고, 그것이 진짜 변화를 만든다는 것을.

최재천 교수는 묻는다. “우리는 왜 희망을 포기하지 않아야 하는가?” 그 물음에 대한 답은 책 곳곳에 숨어 있다. 자연은 여전히 아름답고, 인간은 여전히 배우고 성장할 수 있으며, 사회는 아직도 변화의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책이 바로 이 책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절망을 말할 때, 누군가는 희망을 가르쳐야 한다. 그 희망이 현실에 뿌리내리기 위해선, 누군가 먼저 씨앗을 심어야 한다. 『희망 수업』은 그런 씨앗을 심는 책이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통해, 나의 삶에도 작지만 단단한 희망 하나를 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