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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추천66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예술과 삶 사이, 경계선 위 현대 사회에서 직업은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을 넘어, 자기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그 일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아주 조용하고도 묵직하게 건네주는 책이다.이 책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10년 넘게 경비원으로 일했던 패트릭 브링리가 쓴 자전적 에세이다. 단지 직장 생활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이 아니라, 인생과 예술, 죽음과 사랑, 일과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가 담겨 있다. 처음 제목을 봤을 땐 ‘경비원? 미술관에서?’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책을 덮을 즈음엔 “이 사람만큼 예술을 깊이 이해한 이가 또 있을까”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나는 메트로폴.. 2025. 4. 7.
김금희 작가의 『나의 폴라 일지』 – 잊히는 존재들을 위한 한 권의 기록 사람은 살아가면서 종종 자신을 잃어버린다. 세상이 말하는 ‘정상’이라는 틀 속에 자신을 억지로 욱여넣고, 타인의 시선에 자신을 맞추다 보면, 문득 거울 속의 얼굴이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 온다. 김금희 작가의 『나의 폴라 일지』는 바로 그런 ‘잃어버린 나’에 대한 이야기이자, ‘사라졌지만 존재했던 이들’을 기억하는 애도의 문장으로 가득한 책이다.이 소설은 ‘폴라’라는 이름의 인물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이지만, 그 속에는 단지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조각들이 깃들어 있다. 작가는 폴라라는 인물에게 ‘잊힌 존재’라는 정체성을 부여하면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누구에게 기억되고 있습니까?”『나의 폴라 일지』 – 잊히는 존재들을 위한 한 권의 기록처음에.. 2025. 4. 7.
일홍 작가의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 행복은 누군가의 허락이 필요 없는 감정이다 일홍 작가의 책을 처음 펼쳤을 때, 나는 제목에서부터 이미 마음이 흔들렸다.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라니. 도대체 얼마나 행복해야 ‘이래도 되나’ 싶은 걸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왜 행복에 관대하지 못할까? 왜 불행은 익숙하게 받아들이면서, 행복은 늘 의심하거나 미뤄두는건 걸까?이 책은 그 질문에 담백하지만 단호하게 대답한다. “그냥 행복해도 돼요. 이유 없이. 누군가 허락하지 않아도.”이 단순하고 당연한 문장을 이렇게도 따뜻하게 풀어낼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일홍 작가의 힘이다.『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 행복은 누군가의 허락이 필요 없는 감정이다책을 읽는 내내, 일홍 작가가 쓰는 문장은 마치 오랜 친구가 툭툭 던지는 말처럼 자연스럽다. 거기에는 거창한.. 2025. 4. 7.
한강의 『바람이 분다, 가라』 — 상처 위에 불어오는 문장의 바람 『바람이 분다, 가라』는 소설이지만, 시이기도 하고, 동시에 하나의 조각물 같다. 한 줄, 한 문장을 읽을 때마다 그 문장이 칼날처럼 예리하게 파고드는 동시에, 생채기를 감싸주는 듯한 온기를 전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끝없이 반복되는 상실과 존재에 대한 사유 속에 잠겼고, 그렇게 나 역시 바람을 따라 흘러가는 나뭇잎처럼, 멈추지 못한 채 페이지를 넘기게 되었다.이 책은 읽는 내내 조용하다. 외치지 않는다. 큰 사건도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 장, 한 장이 무겁게 느껴진다. 인간의 삶이란 그렇게 말 없는 고통과 마주하며, 어떻게든 살아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강은 그 침묵을 이야기한다. 바람처럼 조용하지만, 결코 스쳐지나가지 않는 문장으로.1. 한강의  바람이 분다, 가라 — 상처 위에 불어오는 .. 2025. 4. 6.
공포의 시대에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 – 『계엄령』을 읽고 "사람들은 자유를 두려워한다. 그래서 그들은 기꺼이 속박을 선택한다."알베르 카뮈의 희곡 『계엄령』은 시작부터 숨을 조여온다. 그 무대 위에는 낯선 도시가 하나 있다. 그리고 그 도시에 '전염병'이라는 이름의 재앙이 닥친다. 무수히 쏟아지는 통제와 감시, 침묵 속에 사라지는 인간의 존엄, 그리고 그 안에서도 끝까지 질문하려는 이들이 존재한다.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메시지를 던진다. "너는 두려움 앞에서 어떤 존재인가?"공포의 시대에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 – 『계엄령』을 읽고『계엄령』은 1948년 발표 당시에도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파시즘과 전체주의의 은유라는 해석도 있었고, 전후 유럽에 대한 알레고리라는 분석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이 작품은 여전히 강력하다. 2020년대, 팬데믹.. 2025. 4. 6.
『싯다르타』 – 정답이 없는 시대에 길을 묻다 "너의 길은 너만이 안다."처음 『싯다르타』를 집어 들었을 때, 나는 지쳐 있었다. 무엇에 지쳤는지 정확히 말할 순 없었지만, 삶이라는 강물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떠내려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던 시기였다. 누구보다 바쁘게 살았고, 열심히 했다. 하지만 문득 돌아보니, 그 열심은 전부 누군가가 말한 정답을 향한 질주였을 뿐이었다.그때 만난 이 책은, 삶을 다시 질문하게 했다. ‘나는 지금 어디를 가고 있는 걸까?’ 그리고 더 근본적인 질문. ‘이 삶의 목적은 무엇이며, 나는 진짜로 원하는 게 무엇일까?’『싯다르타』 – 정답이 없는 시대에 길을 묻다『싯다르타』는 한 인간의 여정을 그린다. 태생부터 영적인 기운이 강했던 싯다르타는 진리를 찾아 길을 떠난다. 사문이 되어 고행을 하기도 하고, 부처를 만나 감명을 받.. 2025. 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