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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홍 작가의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 행복은 누군가의 허락이 필요 없는 감정이다

by rya-rya-day 2025. 4. 7.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책 관련 사진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책 관련 사진

일홍 작가의 책을 처음 펼쳤을 때, 나는 제목에서부터 이미 마음이 흔들렸다.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라니. 도대체 얼마나 행복해야 ‘이래도 되나’ 싶은 걸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왜 행복에 관대하지 못할까? 왜 불행은 익숙하게 받아들이면서, 행복은 늘 의심하거나 미뤄두는건 걸까?

이 책은 그 질문에 담백하지만 단호하게 대답한다. “그냥 행복해도 돼요. 이유 없이. 누군가 허락하지 않아도.”
이 단순하고 당연한 문장을 이렇게도 따뜻하게 풀어낼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일홍 작가의 힘이다.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 행복은 누군가의 허락이 필요 없는 감정이다

책을 읽는 내내, 일홍 작가가 쓰는 문장은 마치 오랜 친구가 툭툭 던지는 말처럼 자연스럽다. 거기에는 거창한 문학적 수사는 없다. 오히려 그가 말하는 행복은 지극히 일상적이다. 편의점 앞에서 먹는 삼각김밥이 너무 맛있어서 울컥한 날, 늦잠 잤는데 지각 안 해서 안도했던 아침, 우연히 발견한 오래된 노래에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들. 그렇게 작고 소소한 순간들을 통해 그는 말한다. “이것도 행복이에요.”

나는 이 문장들이 무척 고마웠다. 왜냐하면 우리는 흔히 행복을 큰 사건, 특별한 일, 또는 경제적 안정 같은 조건에 얹어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결국 행복을 자꾸만 먼 곳에 두는 셈이다. 그래서 막상 행복이 다가왔을 때도 그걸 알아채지 못한 채 흘려보내곤 한다.

이 책은 위로보다 공감을 먼저 건넨다

보통 위로하는 글은 “괜찮아, 잘 될 거야”라는 말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홍 작가는 위로를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 힘든 거 알아요”,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해요”라고 말한다. 나도 모르게 억눌러뒀던 감정을 누군가 알아봐 주는 듯한 느낌. 그게 이 책이 가진 특별한 정서다.

책 속 문장을 읽다가 몇 번이나 눈물이 핑 돌았다. 특히 이런 문장이 그렇다.
“행복해지는 게 미안했던 시절이 있었다. 남들보다 나은 환경을 부끄러워하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안다. 행복은 나누는 것이고, 비교하는 것이 아니다.”

이 얼마나 깊은 고백인가. 그리고 동시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감정을 품고 있을까? 나 역시 그런 시절이 있었다. 내 기쁨이 누군가의 아픔이 될까 봐 조심스러웠던 날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마음조차 다정하게 안아준다. “그렇게 느껴도 괜찮아. 그렇다고 네 행복까지 미뤄두지 말자”고.

행복은 자격이 아니라 감각이다

책장을 넘길수록, 나는 한 가지 진실에 다가갔다. 행복은 성취의 보상이 아니다. 더 많은 돈, 더 좋은 직장, 더 넓은 집이 있어야 행복한 게 아니다. 행복은 지금 이 순간, 내 감각이 허용할 수 있는 만큼 존재하는 감정이다.

일홍 작가는 감정에 정직한 작가다. 그는 행복을 포장하거나 미화하지 않는다. 때로는 “오늘은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거나 “행복하기보다는 그냥 조용히 있고 싶었다”는 고백도 서슴지 않는다. 이런 문장들이 쌓이면서 책은 점점 한 사람의 일기처럼 다가온다. 그리고 나는 점점 더 가까이서, 그의 목소리를 듣는 듯한 기분이 든다.

결론: 행복해도 된다는 말이 간절한 사람들에게

나는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조용히 창밖을 바라보았다. 봄 햇살이 부드럽게 커튼 사이로 스며들고 있었다. 평소라면 그냥 흘려보냈을 장면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다르게 느껴졌다. “이 장면도 행복이겠지?” 하고 스스로에게 묻는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는 어떤 이에게는 가벼운 에세이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하루를 살아내는 힘이 되는 문장들의 모음집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나도 행복해질 자격이 있다”는 메시지를 다시 되새기게 해주는 책이었다.

누구보다도 행복을 의심하고, 내 감정을 미뤄두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을 건네주고 싶다. “읽어보면 좋겠어, 너도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행복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책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