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24 『스토너』 조용하게, 그러나 치열하게 산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하여 “스토너는 위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진실했고, 성실했다.그리고 나는 그가 나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이룬 사람이라는 걸 마지막 페이지에서 깨달았다.”– 이 책을 읽고 난 나의 노트 중에서1. 조용한 사람, 조용한 문장, 그러나 오래 남는 책『스토너』를 읽기 전,이 책이 “조용한 명작”이라는 평가를 수없이 들었다.그 말의 의미를 처음엔 실감하지 못했다.아무런 대단한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다.그저 ‘스토너’라는 한 남자가 태어나고, 대학에 가고,교수가 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이 들어간다.그런데… 이상하게도,나는 그 평범함에 점점 더 깊게 빠져들었다.왜냐하면 이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인생을 거울처럼 비추고 있었기 때문이다.스토너는 누군가의 영웅도 아니고,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가진 사람도 아니다.그저.. 2025. 5. 2. 『바움가트너』 슬픔을 견디는 사유의 기술, 그 침묵의 연대기에 대하여 “사랑은 사라졌고, 남은 건 시간뿐이었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그녀와 대화했다.죽은 자와 살아 있는 자 사이에 흐르는 감정의 온도를 믿었다.”– 『바움가트너』를 덮고 나서 남긴 나의 문장1. 『바움가트너』 나는 왜, 이 슬픈 소설을 두 번 읽었을까처음 『바움가트너』를 펼쳤을 때,나는 곧장 몰입할 수 없었다.너무 조용한 소설이었다.대단한 플롯이 있는 것도, 큰 사건이 벌어지는 것도 아니었다.하지만 몇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부터,나는 이 책이 시간과 상실과 존재에 대해 쓰인폴 오스터의 가장 깊은 독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 책은, 그가 삶을 어떻게 견뎠는가에 대한 고백이다.그리고 사랑하는 이가 떠난 후에도그 사랑을 살아내는 일에 대해 쓰인 일기장이었다.그래서 나는 이 소설을 두 번 읽었다.처음엔 ‘소설’로,.. 2025. 5. 2. 최지은 작가의 『그렇게 나는 다시 삶을 선택했다』 “나를 아프게 했던 것들이결국 내가 살아야 할 이유가 되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 삶을 선택했다』를 읽고1. 『그렇게 나는 다시 삶을 선택했다』 왜 우리는 가끔, 삶을 ‘포기하고’ 싶은가이 책을 읽기 시작한 날,나는 책 제목 앞에서 한참을 멈췄다.『그렇게 나는 다시 삶을 선택했다』.이 문장이 그 자체로 하나의 고백이었다.무언가를 ‘다시 선택했다’는 말은이미 한 번 포기하거나, 버리려 했다는 말과 같다.그래서 나는 자연스럽게 물었다.이 사람은, 무슨 이유로 삶을 내려놓으려 했을까?그리고 그 다음 순간,그건 단지 작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나의 이야기이기도 했다.우리는 살면서 누구나한 번쯤, 혹은 수없이삶이라는 단어가 벅차게 느껴지는 날들을 지나온다.그날의 나를 위해,또 그런 날의 나를 기억하는 사람을 위해.. 2025. 5. 1. 『정원 읽기』 – 식물이 말을 걸고, 정원이 삶을 치유할 때 “식물은 말을 하지 않지만, 정원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정원 읽기』를 읽고 내가 적은 노트 속 문장1. 정원 읽기 책을 펼치기 전에 – 왜 지금, ‘정원’일까?정원은 흔히 고요하고 아름다운 공간으로 여겨진다.나는 정원을 '이야기 없는 장소'라고 생각해왔다.하지만 김지윤 작가의 『정원 읽기』를 마주하자, 그 생각이 송두리째 바뀌었다.정원은 이야기가 ‘심어진’ 장소였다.그리고 우리가 그것을 '읽을 준비'만 되어 있다면,그곳에서 삶의 수많은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요즘처럼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정원을 읽는다는 것'은 어쩌면'자기 삶을 들여다보는 가장 고요한 방식'인지도 모른다.2. 작가 소개 – 식물을 읽고, 삶을 해석하는 사람김지윤 작가는 원예전문가가 아니다.그는 정원을 .. 2025. 5. 1.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나는 아직도 소설가가 어떤 존재인지 잘 모르겠다.다만, 하루키는 그것을 묻고, 걷고, 써왔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내 마음속에 남은 말1. 이 책을 집어 든 순간 – 소설가라는 ‘직업’이 궁금했다무라카미 하루키.나는 그의 소설을 전부 좋아하지는 않는다.『노르웨이의 숲』은 너무 감상적이라 멀리했고,『1Q84』는 세 권의 묵직함 속에서 길을 잃었다.하지만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는 달랐다.이 책은 그가 만든 '세계'가 아니라,그 세계를 만든 사람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나는 한때 글을 쓰는 사람이고 싶었다.‘작가’가 되지 않더라도,세상을 조금은 다르게 보는 눈을 가지고 싶었다.그래서 이 책은,하루키가 글을 통해 세상을 살아온 방식이어떤 원칙과 고민, 습관과 반복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궁금함에서 펼쳐졌.. 2025. 4. 30. 류시화 작가의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날아간 새는 뒤돌아보지 않는다.살아간 나도, 그럴 수 있을까.”–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를 읽고 남긴 문장1.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책을 펼치기 전에: 류시화라는 이름, 그리고 나류시화. 시인이자 번역가이며, 내면을 향한 여행자.그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건 오래전,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시집을 통해서였다.그는 늘 ‘나’라는 인간의 내면에 대해 쓴다.이 세계의 혼란, 인간관계의 복잡함,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넘어서 살아가야 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해서.『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는 그가 직접 인도에서 경험한 스승들과의 시간,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깨어 있는 삶'에 대한 고백이다.2. 작가 소개 – 명상가이자 기록자, 류시화류시화는 단.. 2025. 4. 30.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