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헤세1 떠도는 자의 아름다움, 『크눌프』를 읽고 책을 읽다 보면 문득 그런 인물이 있다. 현실에선 결코 되고 싶지 않으면서도, 왠지 마음 한편이 저릿해지는, 부러움과 연민이 동시에 드는 인물. 헤르만 헤세의 『크눌프(Knulp)』는 그런 모순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인물을 품고 있는 이야기다. 그는 세상과 조화를 이루려 하지 않으며, 길 위에서 삶을 보낸다.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롭고, 동시에 모든 것으로부터 고립되어 있다. 바로 그 ‘크눌프’다.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 나는 크눌프라는 인물의 삶이 너무도 비현실적이라고 느꼈다. 사랑을 놓치고, 일도 하지 않으며, 병든 몸으로 방랑하는 그의 삶은, 현실에선 파멸에 가까운 삶이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나는 그가 과연 실패한 삶을 살았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의심하게 됐다. 그는 외롭지만, 고요한 평화를 가.. 2025. 4.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