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아저씨1 『키다리 아저씨』 – 마음을 키우는 편지, 자유로 가는 소녀의 여정 세상에는 ‘편지’로 이루어진 소설이 있다. 이야기의 구조가 튼튼하지 않아도, 대단한 사건이 벌어지지 않아도, 그 안에서 우리는 한 사람의 성장과 고백을 가장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진 웹스터의 『키다리 아저씨』는 바로 그런 작품이다. 유쾌한 말장난과 위트, 때로는 뾰족한 진심이 묻어난 편지들이, ‘제루샤 애벗’이라는 한 소녀의 삶과 그 안의 인간적인 떨림을 가감 없이 전해준다.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나는 그냥 ‘귀엽고 따뜻한 이야기겠지’라고 생각했다. 고아 소녀와 후원자, 그리고 그 사이에 오가는 정겨운 편지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이 이야기는 단순한 동화가 아니었다. 오히려 여성으로서, 인간으로서 독립적인 정체성을 찾아가는 주체적인 인물의 성장 기록이자, 한 시대의 젠더 구조에 조용하지만 단단.. 2025. 4.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