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줬으면 그만이지』 – 주고도 지치는 이들을 위한 묵직한 한 문장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 나는 피식 웃었다.“줬으면 그만이지.”무심하고 툭 내뱉는 듯한 그 말 한마디가, 마치 나에게 하는 이야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누군가에게 마음을 주고, 시간을 주고, 기회를 주고, 말을 아끼지 않았던 내 삶의 자취 속에서 나는 자주 지쳤다.그런데 그 지침은 ‘받지 못함’보다, 기대에 대한 배신감에서 왔다.나는 주면서도 바랐다. 고맙다는 말, 눈빛, 최소한의 반응 같은 걸.김주완 작가의 『줬으면 그만이지』는 그런 마음을 단단히 흔들어 놓는다.이 책은 삶을 말하고, 관계를 다루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무겁고도 뻔한 질문에 대해, 전혀 뻔하지 않게 답한다.간결한 문장들, 무심한 듯 묵직한 문체, 그리고 무엇보다도 단단한 태도.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한동안 말을 아..
2025. 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