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커피1 『교토 커피』 – 느림을 마시는 법, 혹은 삶을 다시 추출하는 법 커피는 마시는 것이라기보다, 살아내는 것에 가깝다. 특히 교토에서의 커피라면 더더욱 그렇다. 심재범 작가의 『교토 커피』를 읽으며 나는 단순한 커피의 향을 넘어선 어떤 철학, 삶의 태도, 그리고 사색의 결을 느꼈다. 이 책은 결코 커피에 관한 책만이 아니다. 여행기도 아니고, 단순한 에세이도 아니다. 이것은 삶을 천천히 바라보는 연습, 혹은 한 잔의 커피에 세계를 담아내려는 시도에 가깝다.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다 보면 묘하게 조용해진다. 마치 교토의 골목을 걷는 듯한 착각, 아니 그곳의 시간 위에 잠시 발을 들인 듯한 착각 속에서 독자는 점점 느려진다. 시끄럽고 복잡한 카페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단 하나의 여백이 이 책엔 있다. 그리고 바로 그 여백이 『교토 커피』의 본질이다.교토 커피, 느림을.. 2025. 4.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