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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채식주의자』 – 욕망과 억압, 그리고 인간의 본성

by rya-rya-day 2025. 3. 31.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책 관련 사진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책

인간이란 존재는 본능과 이성, 욕망과 억압 사이에서 끊임없이 충돌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정말로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걸까? 혹은 사회가 정해놓은 틀 속에서 타인의 기대에 맞춰 살아가는 걸까?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이 질문을 강렬하게 던지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단순히 '채식'을 선택한 한 여성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회적 규범과 인간의 본능, 그리고 억압과 해방의 경계를 탐구하는 깊은 작품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불편함을 느꼈고, 동시에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이 글에서는 『채식주의자』를 통해 내가 느낀 점들을 솔직하게 나누어 보고자 한다.

📌한강의 『채식주의자』 – 욕망과 억압, 그리고 인간의 본성

소설의 시작은 단순하다. 주인공 영혜는 어느 날 갑자기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 이유는 단순히 개인적인 취향이 아니다. 그녀의 꿈속에서 피, 고기, 살점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점점 자신의 몸이 그 속에 물들어가는 공포를 느낀다. 그리고 그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기를 끊는다.

하지만 문제는 그녀의 결정이 주변 사람들에게 전혀 이해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고작 고기를 안 먹겠다는 게 그렇게 큰 문제야?"

이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식습관은 개인의 선택이 아닌가? 하지만 영혜의 가족들은 이를 단순한 기벽이 아니라, 가족 질서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인다. 남편은 그녀의 행동이 사회적 '정상성'에서 벗어난다고 여긴다. 부모는 딸을 '교정'하려 하고, 심지어 강압적인 폭력까지 행사한다.

이 장면을 읽으며 나는 깊은 불편함을 느꼈다. 영혜가 경험하는 폭력은 단순한 신체적 학대가 아니다. 그녀의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는 감정적 폭력, 그리고 사회가 요구하는 틀에 맞춰야 한다는 압박이 그녀를 짓누른다.

📌 억압과 욕망, 그리고 변해가는 몸

이 소설에서 인상적인 점은 '몸'이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영혜는 채식을 시작하면서 점점 마르고, 몸이 변해간다. 남편은 그녀의 몸이 점점 초췌해지는 걸 보고 혐오감을 느끼고, 그녀의 변화가 자신의 삶을 위협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서는 다르게 본다.

영혜의 형부는 그녀의 변화된 몸에서 묘한 아름다움을 느낀다. 그리고 그는 점점 영혜에게 집착하게 된다. 결국 그는 영혜의 몸을 예술적인 도구로 삼아 자신의 욕망을 투사하고, 그녀와의 금기를 넘는다.

여기서 나는 "과연 영혜는 자유로워진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 남편에게는 정상성을 벗어난 존재로,
  • 부모에게는 불효하는 딸로,
  • 형부에게는 예술적 욕망의 대상으로,

영혜는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 속에서 존재한다. 그녀가 선택한 길조차도, 결국 누군가의 욕망 속에서 해석되고 이용된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며 불안함을 느꼈다. 영혜는 자유로워지기 위해 육식을 거부하고, 사회의 틀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결국 또 다른 방식으로 억압받고 이용당한다.

📌 인간은 어디까지 자유로울 수 있을까?

『채식주의자』는 단순한 채식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 책은 우리가 정말로 자유로운 존재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때때로 스스로 자유로운 선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 온전히 나 자신의 의지일까?

  • 부모의 기대, 사회적 통념, 타인의 시선 속에서 만들어진 결정은 아닐까?
  • 우리가 추구하는 삶은 정말 '내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선택된 것일까?

영혜는 결국 점점 더 말이 없어지고, 인간으로서의 모습이 희미해져 간다. 그녀는 나무가 되고 싶어 한다. 뿌리를 내리고, 더 이상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는 존재가 되기를 원한다.

그녀가 진정한 자유를 찾은 것일까? 아니면 완전한 소멸을 선택한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쉽게 내릴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채식주의자』는 우리에게 "자유란 무엇인가?" 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나는 책을 덮으며 깊은 생각에 빠졌다. 나는 과연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걸까?
혹은 사회가 원하는 대로 살아가면서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