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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작가의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 일상이라는 우주에 꽃피운 문장의 위로

by rya-rya-day 2025. 4. 6.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책 관련 사진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책 사진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는 한 편의 고요한 음악처럼, 우리의 일상에 스며드는 책이다. 괴테라는 이름 앞에서 우리는 종종 ‘문학사적 거장’, 혹은 ‘낭만주의의 완성자’라는 묵직한 타이틀을 떠올린다. 그러나 이 책에서 괴테는 그 어떤 거창한 거장이 아니라, 삶의 길목에서 한 인간의 고민과 사랑, 후회, 성장이라는 가장 보편적인 정서를 가진 존재로 그려진다. 그리고 김종원 작가는 그 섬세한 결을 한 문장, 한 문장 정갈하게 길어 올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잔잔한 빛으로 전달해준다.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 일상이라는 우주에 꽃피운 문장의 위로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나도 모르게 자꾸 멈춰 서게 되었다. 단지 문장의 아름다움 때문만이 아니다. 괴테의 시가 내 안의 침묵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김종원 작가는 괴테의 시를 단순히 분석하거나 해석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시에 자기 자신의 삶을 비추어 공감하고, 거기서 일어나는 감정의 떨림을 고스란히 풀어낸다. 나는 그 진심에 흔들렸다. 괴테의 시가 담고 있는 사랑의 고통, 존재의 외로움, 끝없는 질문들. 그것들은 과거의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내가 매일 맞닥뜨리는 것들과 똑같았다.

“내일을 향해 묵묵히 걷는 일, 그게 바로 살아가는 일이다.” 이 문장을 읽을 때, 나는 울컥했다. 누구나 오늘을 살지만, 모두가 내일을 위해 사는 건 아니다. 바쁘게 지나가는 하루하루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자주 ‘내일’을 상상하고, 준비하며, 다독이는가? 괴테는 자신의 시로, 그리고 김종원 작가는 그 시를 다시 우리 삶에 연결시키는 해석으로 말한다. 오늘의 외로움도, 내일의 두려움도 결국은 지나간다고.

김종원 작가의 글이 가진 힘: 지식이 아닌 감정의 언어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괴테의 시를 모아놓았기 때문이 아니다. 사실 괴테의 시는 이미 수많은 번역과 연구를 통해 국내외에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는 괴테의 작품을 ‘오늘의 우리 삶에 필요한 감정’으로 재해석해낸다. 김종원 작가는 단순히 시를 인용하는 것이 아니라, 시가 담고 있는 깊은 정서를 자신의 언어로 풀어내어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다.

그는 문장 하나하나를 통해 조용히 말한다. “괜찮아요, 당신도 지금 그렇게 느끼고 있나요?”라고. 그리고 나도 모르게 “네, 저도요.”라고 속삭이며 책장을 넘기게 된다. 그의 글에는 강요가 없다. 조언도 없다. 다만 시의 언저리에 함께 머물며 슬픔도 기쁨도 조용히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질문이 되며, 또 누군가에게는 멈춰 있던 삶의 흐름에 잔잔한 바람을 불어넣어주는 자극이 된다.

문학이 삶을 건드리는 방식에 대하여

나는 오랫동안 문학을 사랑해왔지만, 어느 순간부터 문학이 너무 어렵게 느껴졌다. 작품을 읽는 것이 아니라 해석하고 분석하려 드는 나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런 내게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는 문학을 다시 ‘느끼는 것’으로 돌려놓았다. 김종원 작가는 학문적 분석이 아니라, 감정의 언어로 괴테를 해석한다. 그 속에서 문학은 다시 따뜻한 체온을 갖게 된다. 살아 있는 문장이 되어 독자의 가슴을 툭툭 건드린다.

삶은 예측할 수 없고, 가끔은 이유 없이 힘들며, 누군가의 한 마디 말조차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 순간, 이 책은 말한다. “잠시 괴테의 시 속에 머물러 보세요.” 그 말은 마치 어머니의 손길처럼 따뜻하고, 나지막한 위로처럼 조용하다. 나는 그 안에서 쉼을 얻었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다.

결론: 괴테의 시는 여전히 살아 있다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는 단순히 한 위대한 시인의 작품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그것은 ‘문학이 인간에게 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일’을 실천한 책이다. 시는 여전히 유효하고, 문장은 여전히 감정을 움직인다. 그리고 그 매개체로 김종원 작가의 언어는 탁월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주변 사람들에게 한 문장씩 베껴 적어 선물하고 싶어졌다. “당신도 이 문장을 통해 오늘 하루 따뜻한 마음을 느꼈으면 좋겠어요.”라고. 그게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가치다. 삶을 지치게 만드는 일상이, 문장 하나로 다시 숨 쉴 수 있다는 것.

김종원 작가와 괴테는 이 책을 통해 시와 철학, 감정과 일상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 다리를 건너며 아주 잠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