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다는 건 누군가에게는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누군가에겐 생존의 방식이고, 또 누군가에겐 그 자체로 치유다. 『쓰다 보니, 쓸 만해졌습니다』는 글을 쓰며 자신을 마주하고, 조금씩 단단해지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화려한 문장이나 완성된 문학이 아닌, 아주 일상적이고 평범한 글쓰기의 온기를 통해 우리는 나와 마주하게 된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제목에 끌려 책을 집어 들었다. 쓰다 보니, 쓸 만해졌다니. 얼마나 익숙하면서도 멋진 말인가. 이건 마치 “살다 보니, 살 만해졌다”라는 말처럼 나에게 다가왔다. 고단한 삶을 견디다 보면 언젠가는 괜찮아지는 날이 오는 것처럼, 어설프게 쓰기 시작한 글이 결국엔 누군가의 마음에 닿게 되는 그런 기적 말이다.
『쓰다 보니, 쓸 만해졌습니다』 - 나를 위로하는 글쓰기의 힘
책은 특별한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작가는 말한다. “나는 문학을 하지 않는다. 그냥 글을 쓴다”고. 그 말이 너무 좋았다. 우리 대부분은 거창한 글을 쓰지 않는다. 그냥 SNS에 하루를 정리하고, 친구에게 메모를 남기고, 일기장에 쓸쓸함을 토로할 뿐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쓰고 나면 조금 나아진다. 그게 바로 이 책이 말하는 ‘글쓰기의 힘’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고개를 끄덕였던 부분은, ‘글은 나를 구해주었다’는 표현이었다. 나 역시 그랬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마음을 쓴다는 건 생각보다 용기 있는 일이다. 그것은 내가 나를 인정하고, 내 감정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작은 다짐이다. 작가는 글을 쓰며 자신을 알아갔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글을 써왔고, 써가고 있다.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는 단 하나, "살아 있으니까"다.
못 쓰는 글도, 틀린 문장도 괜찮다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글을 잘 써야 한다’는 압박에서 자유롭다는 점이다. 우리는 늘 평가받는 세상에 익숙하다. 글도 마찬가지다. 맞춤법이 틀리면 부끄럽고, 문장이 매끄럽지 않으면 스스로 실망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틀에서 벗어나도 괜찮다고 말한다. 틀린 문장도, 어설픈 표현도 결국 나의 진심이 담겼다면 그 자체로 가치 있다고.
이 책을 읽고 나서 글을 쓰는 게 조금 덜 두려워졌다. 완벽할 필요 없다는 걸, 잘 쓰는 것보다 중요한 건 ‘지금 쓰는 것’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작가는 꾸준히 썼고, 그러다 보니 조금씩 나아졌고, 그 과정에서 위로받았다. 나는 그걸 보며 ‘나도 그렇게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얻었다. 글쓰기는 재능이 아니라 태도라는 말,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다.
나를 위한 기록이 누군가에겐 큰 위로가 된다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챕터 중 하나는, ‘나를 위한 글이 결국 타인을 위로한다’는 부분이었다. 처음엔 그저 나의 상처, 나의 고통을 기록했는데, 그 글을 누군가가 읽고 “고맙다”고 말할 때가 있다. 내 아픔이 누군가에게는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된다는 것. 그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놀라운 경험이다.
작가도 그런 경험을 했다. 누구에게도 보여줄 생각 없이 쓴 글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손길이 되어주었다고. 그런 경험은 글쓰기의 고통을 견디게 하고, 또 계속해서 쓰게 만든다. 나 역시 몇 번 그런 순간을 겪었다. 무심코 남긴 말 한 줄이 누군가에게 “지금 나한테 꼭 필요한 말이었다”고 할 때, 나는 글을 쓰는 이유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글을 쓴다는 건 결국, 나를 살아있게 만든다
『쓰다 보니, 쓸 만해졌습니다』는 화려하지 않다. 조용하고, 담담하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깊이 있게 다가온다. 우리는 매일을 버티고 살아낸다. 그 가운데 작은 기록 하나가, 혼잣말 하나가, 결국 우리를 살게 한다. 이 책은 그런 글쓰기의 본질을 잊지 않게 해준다.
나는 이제 글을 잘 쓰고 싶은 욕심보다, 계속 쓰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다. 언젠가 누군가에게는 이 글이 필요한 문장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다시 펜을 들게 되었다. 다시 노트북 앞에 앉았다. 그리고 조용히 중얼거린다. “쓰다 보니, 정말로 쓸 만해졌다.”
결론: 누구나 쓸 수 있고, 그래서 모두 위로받을 수 있다
『쓰다 보니, 쓸 만해졌습니다』는 글쓰기 입문서가 아니다. 글을 잘 쓰는 방법을 알려주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은 누구보다 글을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의 기록이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에게 울림을 준다. 누군가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 이 순간, 나를 위한 문장을 하나 써보자. 우리는 그렇게 글을 통해 나를 지키고, 세상을 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