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채소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단백질 위주의 식단이 익숙했고, 고기는 힘을 내게 해주는 에너지원이라 여겼다.
그런 나에게 채소는 늘 '부수적 존재'였다. 밥상 위의 색감을 위해 존재하거나, 고기 옆에 놓이는 곁다리 같은 느낌.
그러던 내가, ‘채소 항염식’이라는 낯선 개념에 눈길을 준 건 만성 피로와 잦은 두통, 그리고 알 수 없는 위장 트러블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마주한 책이 바로 이재연 작가의 『만성염증과 독소 잡는 쿡언니네 채소 항염식』이다.
제목부터 ‘이건 뭔가 진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책을 덮고 나서, 나는 확신하게 되었다.
“채소는 단순한 재료가 아니다. 그것은 내 몸이 필요로 했던 회복의 도구였다.”
만성염증과 독소 잡는 쿡언니네 채소 항염식
이재연 작가는 책의 서문에서 우리 대부분이 이미 만성염증 상태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안에서 이미 몸이 뜨겁게 부풀어 오르고 있다는 말.
두통, 불면, 가려움증, 위장 장애, 알레르기, 심지어 기분 장애까지…
모두가 염증이라는 이름의 몸의 경고일 수 있다는 사실은 나를 멈추게 했다.
나는 그동안 내 몸을 이상 없이 잘 쓰고 있다고 믿었다.
매일 출근하고, 일하고, 때 되면 밥을 먹고, 가끔 운동도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내가 놓치고 있던 건 ‘몸의 안쪽에서 벌어지고 있는 싸움’이었다.
이 책은 염증이 우리 몸에 어떻게 생기고, 누적되고, 결국 질병으로 이어지는지를 아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
의학자가 아닌 ‘생활인’의 언어로 풀어낸 설명이라 부담도 없고,
무엇보다 ‘이건 내 이야기 같다’는 실감이 들었다.
“음식은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매일 세 끼, 자기도 모르게 독을 먹고 있다.”
이 문장을 읽고 나는 한동안 책장을 넘기지 못했다.
그동안 무심하게 먹었던 것들이 머릿속을 스쳤다.
- 색소와 방부제가 잔뜩 들어간 간편식
- 정제 탄수화물로 가득한 식빵과 과자
- 아무 정보 없이 주문한 배달음식
- 그리고 채소는 거의 없는 한 끼 식사들
이재연 작가는 이러한 식습관이 어떻게 체내 염증을 유발하고, 면역체계를 망가뜨리는지를 구체적인 예시와 함께 설명한다.
그러면서 그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바로 ‘채소 중심의 항염식단’이었다.
“채소는 단순히 비타민과 섬유질을 공급하는 재료가 아니다. 채소는 몸속의 불을 끄는 ‘소방관’이며, 독소를 끌어안고 빠져나가는 ‘청소부’다.”
이 비유가 너무 와닿았다.
그동안 나는 소방관도, 청소부도 없이 몸을 굴려왔던 것이다.
‘채소 항염식’은 거창하지 않다, 오히려 가장 기본이다
책에서 이재연 작가는 총 3단계로 채소 항염식을 소개한다.
- 독소를 덜어내는 ‘비움의 식사’
- 몸의 균형을 회복하는 ‘균형의 식사’
- 세포를 살리는 ‘회복의 식사’
이 모든 단계가 음식으로 이뤄진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다.
무슨 약을 먹는 게 아니라, 평범한 식재료를 다르게 구성하고, 조리하고, 섭취하는 것만으로
내 몸의 면역 시스템과 세포 재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책 속에는 다양한 실용적인 팁도 많다.
- 채소를 먹기 좋게 손질하고 보관하는 법
- 채소 중심의 한 그릇 요리 레시피
- 불포화 지방산을 활용한 드레싱 만들기
- 항산화 효능이 뛰어난 ‘컬러푸드’ 조합법
- 소화력이 약한 사람을 위한 익힌 채소 활용법
그리고 무엇보다도, 음식을 대하는 마음의 태도에 대한 메시지가 곳곳에 녹아 있다.
“부엌은 나를 살리는 연구실이다”
“부엌은 매일 내 몸을 다시 살리는 작은 실험실이다. 나는 매일 나를 위해 실험하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한다.”
이 문장은 내 마음을 흔들었다.
그동안 나는 요리를 귀찮은 일로 여겼고,
식사는 때우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결국 나 자신을 대하는 태도였다.
부엌은 몸을 고치는 공간이자,
스스로를 사랑하는 가장 물리적인 표현이라는 것.
이 문장을 읽고 나서, 나는 처음으로
식사 준비가 ‘의무’가 아닌 ‘배려’로 느껴졌다.
직접 실천해 본 항염 레시피 – 그리고 내 몸의 변화
책 속에는 60개 이상의 실전 레시피가 소개된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자주 따라 해 본 것은 다음과 같다:
- 당근·비트·양배추가 들어간 ‘레드 항염주스’
- 바질페스토를 곁들인 브로콜리 파스타
- 현미밥 위에 각종 채소를 올린 ‘항염 보울’
- 저염 발효된 ‘마늘장아찌’와 마
- 불포화 지방이 풍부한 올리브유 채소볶음
며칠 만에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다.
- 아침에 일어나는 게 한결 가벼워졌고
- 매일 있던 속쓰림이 사라졌으며
- 피부 트러블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 장이 편안해지고, 수면의 질도 좋아졌다
- 식사 후 무기력한 졸음이 현저히 줄었다
무엇보다도 좋았던 건,
내가 나에게 좋은 음식을 만들어 주고 있다는 자긍심이었다.
이 감정은 그 어떤 영양제도 줄 수 없는 것이었다.
마무리하며 – 채소는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다, 나를 되살리는 힘이다
『만성염증과 독소 잡는 쿡언니네 채소 항염식』은 단순한 요리책이 아니다.
이 책은 몸과 마음을 동시에 보듬는 생활 철학서다.
요리를 통해, 식사를 통해, 삶의 태도를 바꾸고자 하는 이재연 작가의 진심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음식은 약이 될 수 있고, 사랑이 될 수 있으며, 회복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것.
이 책은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특히 다음과 같은 사람에게는 꼭 추천하고 싶다.
- 이유 없는 피로와 무기력에 지친 사람
- 만성 소화불량이나 염증성 질환을 가진 사람
- 다이어트를 시도해도 효과가 없는 사람
- 내 몸을 자연스럽고 건강하게 회복하고 싶은 사람
- 요리를 귀찮게 느끼지만, 건강을 되찾고 싶은 사람
우리는 하루에 세 번, 삶을 바꿀 기회를 가진다.
그게 바로 식사다.
그리고 이재연 작가는 말한다.
“그 한 끼가 당신의 몸을 바꾼다. 지금, 채소부터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