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외부의 자극이 넘쳐나는 시대에 우리는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법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듯하다. 타인의 말에는 예민하게 반응하면서도 정작 내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귀 기울이지 않는다.
김주환 작가의 『내면소통 명상수업』은 바로 이 잊혀진 ‘자기와의 소통’을 다시 되살려주는 책이다. 명상이 단지 눈을 감고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행위가 아니라 진정한 자기 자신과의 대화, 즉 '내면소통'을 위한 도구라는 사실을 이 책은 부드럽고 따뜻한 언어로 알려준다.
『내면소통 명상수업』 – 나와 마주하는 용기, 마음을 쓰다듬는 연습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나는 내 마음의 말을 마지막으로 언제 들어봤을까?’였다.
우리는 늘 바쁘다. 해야 할 일, 확인해야 할 메시지, 읽어야 할 피드백, 그리고 비교해야 할 다른 사람의 삶. 이 속에서 ‘나’는 늘 뒤로 밀린다.
하지만 작가는 말한다.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대화는 자기 자신과의 대화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마치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울리는 듯했다. 늘 다른 사람의 기대와 시선에 맞추며 살아가던 내가 내 속마음을 외면한 채 지내온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명상은 훈련이 아니라 배려다
사실 그동안 나는 ‘명상’이라는 단어에 약간의 거리감을 느끼고 있었다. 마치 뭔가 특별한 사람들, 혹은 ‘정적인’ 성향의 사람들이 하는 조용한 활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 편견을 단숨에 무너뜨렸다. 김주환 작가는 명상을 정적인 것이 아닌 '존중'의 실천이라 말한다. 내 안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억누르거나 없애려 하지 않고 그저 바라봐주는 연습. 좋고 나쁜 감정을 평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자세.
명상은 ‘비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말이 내 마음에 깊게 와닿았다.
책에 소개된 ‘내면 대화 명상’은 단순히 눈을 감고 호흡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지금 느끼는 감정이 어디에서 왔는지, 그 감정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차분히 들어주는 시간이다.
그 연습을 따라 하며 나는 처음으로 나를 진심으로 대해주는 나를 만날 수 있었다.
불안도, 분노도 나의 일부였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우리가 흔히 '부정적'이라고 여기는 감정들조차 사실은 나를 위한 '신호'라는 사실이다.
책에서는 불안, 분노, 슬픔 등 감정 하나하나를 ‘적’이 아닌 대화의 파트너로 삼는다.
불안한 감정이 올라올 때 우리는 보통 그것을 없애려 하거나 무시하려 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불안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왜 그런 감정이 생겼는지 물어보라고 조언한다.
그 순간, 나는 나 자신이 얼마나 많은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는지를 깨달았다. 나쁜 감정은 빨리 없애야 하는 것이라 믿었고, ‘긍정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내 마음은 그럴수록 점점 나와 멀어지고 있었다.
이 책은 그 거리를 좁히는 첫 걸음을 알려주었다. 감정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걸어가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책을 덮은 후, 나와의 첫 대화를 시작하다
『내면소통 명상수업』을 다 읽고 나서 나는 문득 거울을 바라보았다.
그동안 나는 내 얼굴을 어쩌면 타인의 시선으로만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엔 조금 달랐다. 내 눈동자를 보며, 이렇게 물었다.
“지금, 괜찮아?”
처음에는 어색했다. 하지만 금세 울컥하는 무언가가 올라왔다. 나는 그동안 내 감정이, 내 기분이, 내 마음이 힘들다고 말할 기회조차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김주환 작가의 이 책은 결코 거창하거나 화려한 책이 아니다. 하지만 묵직하게 다가온다. 왜냐하면, 이 책은 내가 너무 오래 외면해온 나 자신과 마주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은 후부터 나는 하루에 단 5분이라도 내 마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삶이 조금 더 부드러워졌음을 느낀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꼭 한 번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은 '명상'에 대한 책이 아니라, 진짜 '당신 자신'에 대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