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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들이 왜 노래하는지 아네』 – 조용한 울림으로 삶을 깨우다

by rya-rya-day 2025. 4. 7.

나는 새들이 왜 노래하는지 아네 책 관련 사진
나는 새들이 왜 노래하는지 아네 책 사진

사람은 왜 하루를 살아내는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어떤 마음으로. 이런 질문은 어쩌면 평범한 일상을 무너뜨리는 성가신 소란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그 질문을 마주해야만 진짜 삶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이시형 박사의 『나는 새들이 왜 노래하는지 아네』는 바로 그런 질문의 답을,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는 깨달음을 아주 조용하게 들려주는 책이다.

이 책은 단순한 ‘힐링 에세이’라 부르기엔 담고 있는 메시지가 깊고도 넓다. 저자는 삶을 견뎌낸 이들이 가진 통찰과 고요한 품격을, 마치 새벽녘 풀잎 위 이슬처럼 섬세하게 우리 손에 올려놓는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많은 페이지에서 멈춰 섰다.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숨소리를 듣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새들이 왜 노래하는지 아네』 – 조용한 울림으로 삶을 깨우다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무리한 위로나 과장된 희망을 말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시형 박사의 문장은 마치 나무처럼 견고하면서도, 잎사귀처럼 부드럽다. 그는 우리가 흔히 지나치던 자연 속 작은 움직임에서 삶의 법칙을 발견하고, 그것을 인간의 정신적 회복과 연결지어 풀어낸다.

예를 들어, “새들은 살아서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하기에 살아 있는 것이다”라는 말. 그 한 줄이 주는 울림은 너무나도 크다. 새들이 힘이 남아돌아서 지저귀는 게 아니라, 살아 있다는 증거로서 노래한다는 그 관점. 우리는 종종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를 너무 가볍게 여긴다. 하지만 그는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소리에 귀 기울이자고 말한다. 이 문장은 나에게 ‘존재’ 자체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무너짐을 두려워하지 말 것

책을 읽으며 내가 가장 깊이 공감했던 부분은 ‘회복탄력성’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시형 박사는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무너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무너졌을 때 다시 일어나는 힘”이라고 강조한다. 이것은 단순한 정신과 의사의 조언이 아니다. 오랜 시간 수많은 환자들과, 또 자신의 삶 속에서 그 무너짐과 회복을 수없이 겪어온 한 사람의 진심어린 고백이다.

나도 그랬다. 살아오며 무너진 순간이 있었다. 그리고 그때 나는 ‘왜 이렇게 약할까’ 자책했다. 하지만 이 책은 말한다. 약해지는 순간은 인간다움의 일부이고, 오히려 그 속에서 자신을 더 깊이 만나게 된다고. 이 책을 통해 나는 내 실패와 좌절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노래’라는 삶의 은유

책의 제목에 담긴 ‘노래’는 단순히 음악적 행위를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곧 ‘삶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누군가는 그림으로, 누군가는 글로, 또 어떤 이는 조용한 미소로 자신의 삶을 노래한다. 이시형 박사는 말한다. “우리는 누구나 각자의 방식으로 노래할 수 있다”고.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고, 비교하지 말고, 자신만의 노래를 찾으라고.

나는 이 문장을 읽으며 오랫동안 써오던 일기를 다시 펼쳤다. 그 안에 적힌 혼란스러운 문장들, 감정의 파편들 속에서 나는 나만의 ‘노래’를 읽을 수 있었다. 그것은 누군가에겐 낙서일 수도 있고, 미완의 기록일 수도 있지만, 나에겐 살아 있다는 증표였다.

조용한 격려, 그리고 다시 살아갈 용기

『나는 새들이 왜 노래하는지 아네』는 삶을 대단하게 바꾸어주진 않는다. 하지만, 중요한 건 바로 그거다. 이 책은 변화의 강요가 아닌 ‘있는 그대로도 괜찮다’는 조용한 격려를 건넨다. 그것이 나에게는 오히려 더 강력한 메시지였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바깥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새소리가 들리면 멈춰서게 되고, 나무에 물든 색을 더 오래 바라보게 된다. 그동안 너무 많은 것을 놓치고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조금 더 느리게, 조금 더 깊게 살고 싶어진다.

결론: 이 책을, 당신에게

혹시 지금, 삶이 버겁다고 느껴지는가. 누구에게도 말 못 할 상실이나 외로움 속에 있는가. 그렇다면 이 책은 당신에게 가장 따뜻한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심지어 아무런 고민이 없다 해도, 이 책은 삶을 다시 사랑하게 만드는 묘한 마법이 있다.

나는 이제 새들이 노래하는 이유를 조금은 안다. 그리고 그 노래에 응답하듯 나도 오늘,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려 한다. 그 어떤 순간에도, 살아 있다는 건 노래할 이유가 된다는 것을 기억하면서.